한 사람이 갑자기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사람도 뛰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사람들이 뛰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한 무리가 되었습니다. 한 사람을 붙들고 왜 뛰느냐 물었습니다. 그러자 잘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물어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더욱더 놀라운 것은 모두가 왜 뛰는지 몰랐다는 것입니다.
"좀 더 빠르게 좀 더 신속히"
속도와 빠르기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급변의 시대에 세상은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서 우리는 앞뒤 쳐다볼 시간이 없습니다. 여유 자체가 사치입니다.
이솝의 우화 "개미와 베짱이"는 개미를 부지런함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해 놓았습니다..
성경에서도 게으른 자는 개미에게 가서 그가 하는 것을 보라 말하고 있습니다. (잠언 6:6 )
대개 개미집 주변엔 수많은 개미가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잠시 쉬거나 잠자는 개미는 단 한 마리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것만 보면 개미가 부지런하다는 것이 절대 틀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보면 이와 상이한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먼저 실제 먹이를 물고 나르는 개미는 의외로 극소수란 사실을 알게됩니다. 그냥 빈손으로 정신없이 왔다 갔다만 하는 개미도 부지기수입니다. 그런데 먹이를 나르는 개미도 천차만별입니다. 어떤 개미는 자신보다 큰 먹이를 물고 움직이지도 못한 채 끙끙대고 있기도 하고, 어떤 개미는 먹이 같지 않은 것을 물고 종종걸음으로 달려갑니다. 먹이가 장애물에 걸리면 쉽게 포기하는 개미도 있고 끝까지 고집 피우는 개미도 있습니다. 어떤 개미는 먹이를 물고 집 주변만 뱅뱅 돌기만 하고 반면 어떤 것은 먹이를 물고 집에 들어갔다 도로 물고 나오는 개미도 있습니다. 심지어 물고 나온 먹이를 밖에 내동댕이치고 다른 곳으로 가는 개미도 있습니다. 한참을 보고 있노라면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것을 보면 개미는 부지런하다기보다 몹시 분주하다는 것이 맞습니다.
한 정신병원이 있었습니다. 그곳에선 환자의 퇴원 결정을 다음과 같은 실험으로 했습니다.
목욕탕에 수도를 틀어 놓습니다. 그리고 환자에게 걸레를 주고 바닥을 닦도록 합니다. 환자가 먼저 수돗꼭지를 잠그고 걸레질을 하면 퇴원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환자는 수돗꼭지를 틀어 놓은 채 열심히 걸레질만 합니다.
열심히 톱질하는 벌목꾼이 있었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애쓰는 그에게 한 사람이 다가와 이렇게 조언했습니다.
"톱날이 너무 무디군요. 톱날을 갈고 하시면 훨씬 일이 수월하실 것입니다."
이에 벌목꾼이 대답했습니다.
"이보오, 내겐 그런 시간이 없다오."
현대인들은 마치 분주한 개미 같고, 수돗꼭지를 틀어 놓은 채 열심히 걸레질하는 환자 같고, 무딘 톱질하는 벌목꾼 같습니다. 방향도 목적지도 없이 정지하지 못하고 폭주하는 브레이크가 파열된 열차에 탄 사람들 같습니다.
어떤 유명 목사는 이번 코로나 사태를 하나님의 심판이라 말했습니다. 어떤 분은 코페르니쿠스 전환이라 말하며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 말합니다.
그러나 난 개인적으로 종말을 향해 폭주하는 인류 열차를 잠시 하나님께서 세우셨다고 생각합니다. 종말을 예고하는 파괴된 생태계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는 소식들이 이를 답변해 주고 있습니다.
전 세계인은 죽음의 공포 속에 몇 가지 심각한 질문을 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인류가 생산한 약이 무슨 소용이 있으며 손톱만 한 칩에 도서관 장서를 집어넣은들 무슨 유익이 있는가?
우주를 여행하고 복제 인간까지 온 최첨단 과학과 100세 시대의 의술이 무용지물이란 것을 알았습니다. 하늘까지 올랐던 인간의 교만은 바다 심연까지 내려갔습니다.
2차 세계 대전 후 유신론자는 무신론자가 되어 돌아왔고 무신론자는 유신론자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유신론자는 참혹한 죽음 앞에 신이 계시면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절망했고 무신론자는 신을 찾지 않으면 도무지 그 참혹함을 견뎌낼 수 없었습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 전 인류는 무엇보다 신을 많이 생각했을 것입니다. 하나님을 원망한 자도 있을 것이고 울부짖으며 찾은 이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코로나를 통해 하나님은 하나님을 생각하게 하시고 당신께 돌아오는 기회가 되게 하십니다. 인간의 무력함과 한계 앞에 하나님만 신뢰하고 의지하게 하십니다. 멈춤을 통해 파괴된 생태계를 소생시키시며 멸망으로 치닫던 열차를 새 출발 하게 하십니다. 전 세계는 모두 이전의 평상시 삶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이전과 같은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진다면 우리는 일상의 삶을 가장 소중한 시간으로 여기며 만사 감사함으로 살아야 할 것입니다.